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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를 왜 크게 만들지 않을까? 항공기 설계의 숨겨진 진실

by 히히(HiHi) 2025. 7. 8.

1. 누구나 한 번쯤 하는 궁금증

고층 아파트도 60층이 넘는 시대, 왜 비행기는 2층, 3층으로 높게 만들지 않을까? 땅 위의 교통수단인 기차나 버스는 2층 구조를 도입해 더 많은 승객을 수용하고 있는데, 하늘을 나는 항공기는 왜 대부분 1층 구조일까?

누구나 한 번쯤 떠올려본 이 질문, 단순한 호기심 같지만 그 안에는 항공기 설계의 핵심 원리와 상업 항공의 경제성이라는 복잡한 요인이 얽혀 있습니다.

 

비행기를 왜 크게 만들지 않을까? 항공기 설계의 숨겨진 진실
파일럿 운전석 내부


비행기 창문이 작은 이유

 

2. 실제 존재했던 2층 비행기 에어버스 A380 이야기

비행기를 2층으로 만들 수 없었던 건 아닙니다. 2007년, 에어버스(Airbus)는 A380이라는 2층짜리 초대형 여객기를 상업 운항에 투입했습니다. 최대 850명까지 수송 가능하고, 위 아래 모두 좌석이 있는 진정한 ‘플라잉 호텔’이었죠.

하지만 이 초대형 비행기는 2021년 생산 중단이 발표되었습니다. 심지어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이후에는 대부분의 항공사에서 A380 운항을 중단하거나 줄였습니다. 왜일까요?


3. 비행기를 2층 이상으로 만들지 않는 핵심 이유

3-1. 무게 증가와 연료 효율 문제

비행기의 몸체를 2층 이상으로 만들면 구조적으로 훨씬 더 많은 재료와 강화된 프레임이 필요합니다. 이것은 곧 비행기 자체 무게 증가로 이어지고, 더 많은 연료를 소비하게 됩니다.

  • 연료 소모가 늘어나면 운항비용이 급증하고
  • 탄소배출이 증가해 환경 규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줍니다

현대 항공산업은 연료 효율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기 때문에, 무거운 2층 구조는 경제성과 맞지 않는 선택입니다.

3-2. 공기 저항 증가와 비행 안정성

2층 이상 구조는 기체의 높이가 증가하면서 공기저항(CD: Drag coefficient)도 함께 증가합니다. 항공기의 설계는 매우 정밀한 공기역학적 균형이 요구되며, 2층 구조는 그 균형을 어렵게 만들 수 있습니다.

  • 공기저항이 커지면 속도가 떨어지고 연료 소비가 증가
  • 난기류 대응 및 조종 안정성에서도 더 많은 제어가 필요

결국 성능 대비 효율성이 떨어지는 구조가 되는 것입니다.

3-3. 공항 인프라 제약

모든 공항이 대형 2층 비행기를 수용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A380만 해도 다음과 같은 문제에 부딪혔습니다.

  • 탑승 게이트가 2층 구조에 맞춰 개조되어야 함
  • 활주로와 유도로, 주차장이 기체의 무게와 크기를 견딜 수 있어야 함
  • 정비 시설, 보안 검색, 수하물 처리 등의 시스템도 모두 커져야 함

즉, 특별히 맞춤형 인프라가 필요한 비경제적인 기체인 셈입니다.

3-4. 운항 수요와 경제성

비행기를 크게 만들수록 승객을 더 많이 태울 수 있지만, 그만큼 항공사 입장에서는 매번 가득 채워야 수익이 납니다.

  • 수요 예측이 어려운 노선에는 A380 같은 대형기는 비효율적
  • 요즘은 작고 기민한 중형기가 더 자주 운항하는 전략이 인기

특히 팬데믹 이후에는 사람들의 여행 방식이 바뀌면서 대형기보다는 유연한 운항이 가능한 소형, 중형기의 시대가 되었습니다.

4. 기술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가능하지만 안 하는 이유

중요한 포인트는, 기술적으로 불가능해서가 아니라, 굳이 그럴 이유가 없기 때문에 안 만든다는 점입니다.

  • 현재 항공기 제조 기술은 우주선도 만드는 수준까지 도달
  • 하지만 효율, 수익, 인프라, 규제 등 복합적인 요소가 ‘하지 않는 선택’을 하게 만듦

에어버스 A380의 사례는 “기술이 아무리 뛰어나도 경제성이 없으면 시장에서 살아남지 못한다”는 대표적인 교훈이 되었습니다.


5. 미래에는 가능할까? 도전은 계속된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2층, 3층 비행기가 다시 등장할 수 있을까요?

  • 전기 비행기, 수소 연료기술이 발전하면 구조적 한계가 바뀔 수 있음
  • 도시 간 초고속 이동 수요 증가로 ‘에어택시’나 수직이착륙기(VTOL)가 늘어나면 새로운 형태의 고층 비행체 등장 가능
  • 우주여행 시장에서는 대형 구조물이 다시 중요해질 수 있음

즉, 기술의 발전과 시장의 변화에 따라 2층 이상의 항공기가 ‘부활’할 여지는 존재합니다. 다만 상업 여객기 시장에서는 현재로서는 비효율적입니다.


6. 항공기의 크기, 크다고 좋은 건 아니다

2층, 3층 비행기는 상상 속에서만 가능한 게 아니라 실제로 존재했던 역사도 있습니다. 하지만 비행기의 설계는 단순히 '많이 태우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효율적으로, 안전하게, 경제적으로 운항할 수 있느냐'가 핵심입니다.

항공기의 크기는 기술력의 한계 때문이 아니라, 수요와 효율의 정교한 계산 끝에 결정되는 선택입니다.